깜빡이 미점등 범칙금 3만 원, 10월부터 생긴 건 아니에요

깜빡이 미점등 범칙금 3만 원, 10월부터 생긴 건 아니에요

깜빡이 미점등 범칙금이 10월부터 새로 생겼다는 영상이 돌고 있어요. 저도 단톡방에서 받았어요.

근데 이거 진짜 새로 생긴 걸까요. 연합뉴스 팩트체크가 오늘 이 얘기를 다뤘어요.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에요. 도로교통법 원문도 직접 열어 봤어요. 그리고 진짜로 바뀌는 건 따로 있었어요.

깜빡이 범칙금, 언제부터 있었나

연합뉴스에 따르면 방향지시등 미점등 범칙금은 1973년에 생겼어요. 신호를 해야 하는 의무는 1961년 도로교통법을 만들 때부터 있었고요. 그러니까 10월에 새로 도입된 게 아니에요.

그럼 왜 이런 말이 퍼졌을까요. 경찰이 올해 10~12월에 신호 불이행 단속을 대대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단속 기간을 새 제도로 받아들인 거예요.

국가법령정보센터 도로교통법 제38조(차의 신호) — ① 진로를 바꾸려는 경우 ② 그 행위가 끝날 때까지 신호
국가법령정보센터 도로교통법 제38조(차의 신호) — ① 진로를 바꾸려는 경우 ② 그 행위가 끝날 때까지 신호
YTN 「우회전 깜빡이 안 켜면 잡힌다…10월부터 바뀌는 교통단속 진실」 (유튜브, 같은 소문을 다룬 보도)

법 조문은 이래요. 도로교통법 제38조 제1항은 좌회전이나 우회전, 유턴, 진로 변경을 할 때 방향지시기나 등화로 신호를 하라고 해요. 그 행위가 끝날 때까지 해야 한다고도 적혀 있어요.

법령을 읽고 직접 만든 켜는 시점 표
법령을 읽고 직접 만든 켜는 시점 표

언제 켜야 하나

시기는 대통령령에 있어요. 시행령 제21조는 신호의 시기와 방법을 별표 2로 보내요. 별표 2를 읽어 보니 행동 지점에 이르기 30m 전부터 켜야 해요. 고속도로는 100m 전이에요.

도로교통법 시행령 제21조 — 신호의 시기와 방법은 별표 2에 있어요
도로교통법 시행령 제21조 — 신호의 시기와 방법은 별표 2에 있어요

회전교차로도 있어요. 연합뉴스는 진입할 때 왼쪽, 나올 때 오른쪽 방향지시등을 켜야 한다고 전했어요.

옥천군 하계리 회전교차로 (자료사진, 사진: LandAndTree / CC0, 위키미디어 공용)
옥천군 하계리 회전교차로 (자료사진, 사진: LandAndTree / CC0, 위키미디어 공용)
팩트체크 기사의 숫자를 직접 모은 표
팩트체크 기사의 숫자를 직접 모은 표

애매한 곳이 하나 있어요. 좌회전 전용차로에서 신호 대기 중일 때요.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찰청 관계자는 “좌·우회전 전용 차로에서 주행 중이거나 신호 대기 중일 때는 깜빡이를 켜지 않아도 된다는 등 상황에 따른 예외 조항이 없다”며 지켜야 한다고 설명했어요. 도로교통공단도 2017년 블로그에서 전용차로에 들어가도 켜라고 안내했대요.

걸리면 얼마

현장에서 단속되면 범칙금 3만 원이에요. 이륜차는 2만 원이고요. 공익신고로 접수되면 과태료 4만 원이에요. 경찰청 관계자는 신고 대비 과태료 부과율이 60%대라고 했어요.

서울 신답역 사거리 신호등 점검 (자료사진, 사진: Sim1992 / CC BY-SA 3.0, 위키미디어 공용)
서울 신답역 사거리 신호등 점검 (자료사진, 사진: Sim1992 / CC BY-SA 3.0, 위키미디어 공용)

숫자도 커요. 최근 3년 공익신고가 149만 7,280건이에요. 신호·지시 위반 다음으로 많아요. 범칙금은 10만 4,131건에 약 29억 2,087만 원이 납부됐어요. 연합뉴스가 10월 13일 기준으로 센 값이에요.

걸렸을 때 부과되는 금액을 직접 정리한 표
걸렸을 때 부과되는 금액을 직접 정리한 표

점등률은 어떨까요. 교통안전공단 조사에서 교차로 좌회전 때 깜빡이를 켠 비율은 지난해 75.7%였어요. 신호 준수율 96.7%보다 한참 낮아요. 4대 중 1대는 안 켠다는 뜻이에요.

천안 서북구 회전교차로 (자료사진, 사진: LandAndTree / CC BY 4.0, 위키미디어 공용)
천안 서북구 회전교차로 (자료사진, 사진: LandAndTree / CC BY 4.0, 위키미디어 공용)

벌점은 아직이에요

현장 단속이 어려운 이유도 기사에 있어요. 경찰관 2명이 거리를 두고 확인해야 해서 미점등 여부를 가려내기 힘들다고 해요. 그래서 범칙금보다 공익신고 과태료가 더 많이 쓰이는 거예요.

진짜 새로운 건 따로 있어요. 경찰이 미점등에 벌점 10점을 매기는 제도를 추진 중이에요. 입법예고는 마쳤고 이르면 내년 중순부터 시행될 예정이래요. 아직 시행 전이에요.

깜빡이를 안 켜고 갑자기 끼어드는 건 보복운전의 대표적인 원인이기도 해요. 경찰청에 따르면 2023~2025년 신고된 보복운전 1만 2,749건 가운데 끼어들기가 1,752건으로 가장 많았어요. 13.7%예요.

서울 퇴계로 일대 도로 (자료사진, 사진: Anton Strogonoff anileated / CC0, 위키미디어 공용)
서울 퇴계로 일대 도로 (자료사진, 사진: Anton Strogonoff anileated / CC0, 위키미디어 공용)

운전자들이 안 켜는 이유는 대부분 귀찮아서래요. 도로교통공단 2019년 조사에서 가장 많은 답이 주변에 차가 없어서(40.0%)였어요. 저도 새벽 빈 도로에선 그냥 갔던 적이 있어요. 찔리네요.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깜빡이를 “도로 위의 약속”이라고 했어요. 방향지시등 점등률이 1% 오르면 사고 밀도가 0.53% 줄었다는 연구(2017)도 기사에 나와요. 작은 습관인데 숫자로는 꽤 커요.

범칙금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뒤차를 위해 켜는 게 맞겠죠. 저는 이번에 제 점등 습관을 한번 돌아봤어요. 여러분은 차가 없는 길에서도 깜빡이를 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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