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양궁 48년 만에 첫 노골드, 마지막 한 발 8점에서 끝났다

여자 양궁 48년 만에 첫 노골드, 마지막 한 발 8점에서 끝났다

화살 한 발이 8점에 박혔어요. 10월 3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여자 개인 결승 슛오프였어요. 쏜 사람은 오예진(23)이었고요. 바로 뒤에 선 인도의 17세 쿰쿰 아닐 모호드는 10점을 쐈어요.

그 한 발로 뭐가 끊겼냐고요? 기록 하나요. 한국 여자 리커브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없이 돌아온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전날 단체전도 인도에 져서 은메달이었거든요. 오늘 포털 많이 본 뉴스가 이 얘기로 도배됐더라고요. 근데 기사를 몇 개 겹쳐 보니까 “한 발 실수”로만 볼 일은 아니었어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양궁 경기 중인 한국 여자 대표팀 (자료사진·위키미디어)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양궁 경기 중인 한국 여자 대표팀 (자료사진·위키미디어)

사실 확인 — 5세트 5대5, 그리고 슛오프

규칙부터요. 리커브 개인전은 세트마다 세 발씩 쏴요. 이기면 2점, 비기면 1점이에요. 세트 점수 6점을 먼저 내면 끝나요.

스포츠머그 「인도 17세 소녀한테 연이어 덜미 잡힌 한국 여자 양궁」 (유튜브)

초반은 오예진 쪽이었어요. 1세트 29대27, 2세트 29대29로 3대1. 3세트에서 모호드가 30점 만점을 쏴서 3대3이 됐어요. 4세트를 28대27로 다시 가져와 5대3. 5세트는 비기기만 해도 금이었어요.

10월 3일 리커브 여자 개인 결승 세트별 점수 (직접 만든 표)
10월 3일 리커브 여자 개인 결승 세트별 점수 (직접 만든 표)

근데 모호드가 5세트에서 또 세 발을 다 10점에 넣었어요. 조선일보는 마지막 두 발이 X텐(10점 안쪽 작은 원)이었다고 적었더라고요. 오예진은 28점. 5대5가 됐고 한 발짜리 슛오프로 넘어갔어요. 먼저 쏜 오예진이 8점, 모호드가 10점. 세트 점수 5대6이에요.

지름 122cm 세계양궁연맹 규격 과녁, 가운데 노란 원이 10점과 9점 (자료사진·위키미디어)
지름 122cm 세계양궁연맹 규격 과녁, 가운데 노란 원이 10점과 9점 (자료사진·위키미디어)

오예진은 경기 뒤에 이렇게 말했어요. “기회가 왔는데 올라타지 못한 것이 아쉽다. 아픈 만큼 성장할 것”. 슛오프 때는 “간결하게 생각하고 그냥 해왔던 대로만 하고자 했다”고 했고요.

모호드가 결승까지 온 길도 봐야 해요. 8강 상대가 강채영(30)이었어요. 예선 1위, 도쿄 올림픽 단체 금메달리스트요. 세트 점수 4대6으로 졌어요. 이데일리 기사를 보면 강채영은 약 10분 동안 감정을 추스르고 나서야 인터뷰 자리에 왔대요. “사실 이번이 마지막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출전했는데, 이렇게 끝나니 너무 분하다”고요.

경기장에 선 과녁과 바람 표시 (자료사진·위키미디어)
경기장에 선 과녁과 바람 표시 (자료사진·위키미디어)

배경 — 48년 동안 한 번도 없던 일

“사상 첫”이 어느 정도일까요? 한국 여자 리커브는 1978년 김진호 선수 개인전 금메달이 시작이에요. 그때부터 2023년 항저우까지 12번의 아시안게임에서 매번 금메달을 최소 1개는 가져왔어요. 올림픽도 1984년 서향순 선수 이후 11번 연속이었고요.

세계양궁연맹(World Archery) 공식 기사 — ① 아시안게임 양궁 소식
세계양궁연맹(World Archery) 공식 기사 — ① 아시안게임 양궁 소식

단체전은 이번이 8연패 도전이었어요. 그게 막혔고, 개인전까지 은메달이에요. 금메달 0개는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통틀어 처음이에요.

한국 여자 리커브가 금메달을 놓친 적 없던 기록 (직접 만든 표)
한국 여자 리커브가 금메달을 놓친 적 없던 기록 (직접 만든 표)

메달 표를 보면 더 선명해요. 여자 개인전 직후 기준으로 이번 대회 양궁 전체 성적은 인도가 금 5·은 2·동 1이에요. 한국은 금 2·은 3·동 3이고요. 메달 개수는 한국이 많은데 금은 인도가 두 배가 넘어요. 모호드가 결승에 오른 순간 양궁 종합 1위는 인도로 정해졌어요.

양궁 경기가 열린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자료사진·위키미디어, 대회 전 모습)
양궁 경기가 열린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자료사진·위키미디어, 대회 전 모습)

인도는 10년을 준비했어요

이게 갑자기 일어난 일일까요? 아니에요. 조선일보 정리로는 인도가 약 10년 전부터 리커브를 올림픽 메달용 “전략 종목”으로 정해 돈을 넣었어요. 대기업 타타그룹이 후원했고, 한국 양궁이 해 온 방식을 그대로 따라 했어요. 한국 실업팀처럼 군·경찰·지자체 팀을 만들어서 직업 선수를 늘린 거예요.

아시안게임 양궁 공식 기록(ianseo) 리커브 여자 결승 — ① 오예진 ② 슛오프 8점(T.8). 상대는 10점(T.10)
아시안게임 양궁 공식 기록(ianseo) 리커브 여자 결승 — ① 오예진 ② 슛오프 8점(T.8). 상대는 10점(T.10)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양궁 경기장 전경 (자료사진·위키미디어)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양궁 경기장 전경 (자료사진·위키미디어)

선수층 숫자는 비교가 안 돼요. 세계양궁연맹이 지난 4월에 소개한 바로는 인도엔 전통 대나무 활로 양궁을 시작한 사람만 10만 명 정도 있어요. 국내 양궁 등록 선수는 올해 기준 약 2,700명이고요.

세계양궁연맹은 9월 29일 기사에서 이미 모호드를 짚었어요. 데뷔 무대에서 눈에 띄는 선수라고요. 8강 대진표에 “강채영 대 모호드”가 적혀 있었어요. 17살 선수가 그 8강을 넘고 결승 5세트에서 30점을 두 번 쐈어요.

이번 대회 양궁 메달 수, 인도와 한국 (직접 만든 그림)
이번 대회 양궁 메달 수, 인도와 한국 (직접 만든 그림)

저는 이 대목이 제일 오래 남아요. 한국을 이긴 나라가 한국 방식을 배워서 이겼다는 거요. 지는 법을 처음 겪는 쪽이 이제 우리라는 거고요.

아직 오늘 일정이 남았어요. 리커브 남자 개인전 결승에 이우석이 나가요. 4강에서 인도 보마데바라를 꺾고 올라갔어요. 여기서도 인도가 상대였던 거죠. 여자 쪽 8점 한 발은 지워지지 않겠지만, 다음 올림픽까지는 2년이 남아 있어요. 강채영은 “다가오는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도록 다시 잘 준비하겠다”고 했어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사대에 선 한국 여자 궁사 (자료사진·위키미디어)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사대에 선 한국 여자 궁사 (자료사진·위키미디어)

8점 한 발에 48년이 끊겼어요. 근데 그 10점은 인도가 10년 동안 쏴 온 화살이었어요. 여러분은 이번 결과, 한 발의 실수로 보세요? 아니면 예고된 일로 보세요?

참고한 곳

사진 출처

  • Archery Arrows Target WA 122cm.jpg — Wacky1976 / CC BY-SA 4.0
  • Arrow in flight to target (7745086546).jpg — Andy Rogers from Near Ipswich, England / CC BY-SA 2.0
  • Incheon AsianGames Archery 11 (15184782269).jpg — Republic of Korea from Seoul, Republic of Korea / CC BY-SA 2.0
  • Incheon AsianGames Archery 12 (15184828260).jpg — Republic of Korea from Seoul, Republic of Korea / CC BY-SA 2.0
  • Incheon AsianGames Archery 24 (15184788050).jpg — Republic of Korea from Seoul, Republic of Korea / CC BY-SA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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