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추얼 태권도 아시안게임 첫날 장비가 멈췄다…안향식은 오후에 58kg 동메달

버추얼 태권도 아시안게임 첫날 장비가 멈췄다…안향식은 오후에 58kg 동메달

10월 2일 아침,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종합체육관. VR 헤드셋을 쓴 선수 둘이 매트 위에 섰어요. 서로 몸은 닿지 않아요. 발차기는 전광판 속 아바타가 대신 맞아요. 오전 9시 10분 시작 예정이었어요. 근데 10분이 지나도록 못 했어요. 장비 점검 때문이었어요.

이 장면이 어젯밤 디시 실베에 올라왔더라고요. 제목이 「아시안게임 버추얼 태권도, 장비 오류로 경기 줄줄이 중단」이었어요. 처음 메달이 걸린 종목이 첫날부터 멈췄다는 거예요. 근데 확인해 보니 좀 달랐어요. “줄줄이”까지는 기사에서 못 찾았어요. 한국 선수 경기가 두 번 멈춘 건 맞았어요. 시작 전에 한 번, 경기 중에 한 번요.

나고야역 지하상가에 걸린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현수막 (자료사진·위키미디어)
나고야역 지하상가에 걸린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현수막 (자료사진·위키미디어)

사실 확인 — 첫판에서 멈춘 장비

주인공은 안향식(용인대)이에요. 이 종목 유일한 한국 선수였어요. 혼성 개인전 16강 상대는 베트남의 쩌우응옥뚜옛상이었고요.

대한민국정부 「버추얼 태권도부터 MMA까지」 (유튜브)

시작부터 꼬였어요. 경기가 10분 늦게 열렸어요. 1라운드 종료 18초 전엔 또 멈췄고요. 이번에도 장비 문제였어요. 그 1라운드는 돌려차기에 역전당해 내줬어요.

안향식의 10월 2일 오전·오후 경기 결과 (직접 만든 표)
안향식의 10월 2일 오전·오후 경기 결과 (직접 만든 표)

2라운드는 안향식이 가져왔어요. 상대를 스턴 상태로 묶고 공격을 넣었거든요. 근데 3라운드 초반이 문제였어요. 머리 공격을 연달아 맞았어요. 라운드 점수 1-2, 첫판 탈락이에요.

한국일보도 “경기 전과 도중 장비 작동 문제로 진행이 지연되기도” 했다고 적었어요. 첫 대회라 기계가 덜 익었던 거죠. 재밌는 건 그다음이에요. 안향식을 이긴 베트남 선수가 결승까지 갔어요. 우승은 필리핀의 야페였고요.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68kg급 경기 — 몸으로 맞붙는 원래 겨루기 (자료사진·위키미디어)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68kg급 경기 — 몸으로 맞붙는 원래 겨루기 (자료사진·위키미디어)

버추얼 태권도, 규칙부터 다르다

이 종목은 들어온 지 얼마 안 됐어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2026년 6월 2일에 추가를 승인했어요. 개막 석 달 반 전이에요. 이걸로 세부 종목이 469개가 됐대요. OCA 설명으론 세계태권도연맹이 공인한 VR 대전 게임이에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공식 발표 — ① 버추얼 태권도 정식 종목 승인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공식 발표 — ① 버추얼 태권도 정식 종목 승인

방식은 이래요. 선수는 VR 헤드셋을 써요. 등·허벅지·정강이엔 센서를 붙이고요. 체력은 1,000포인트예요. 발차기에 맞으면 깎여요. 한 라운드는 최대 60초. 먼저 두 라운드를 따면 이겨요. 머리를 맞히면 몸통보다 피해가 커요.

버추얼 태권도 장비·체력·라운드 규칙 (직접 만든 표)
버추얼 태권도 장비·체력·라운드 규칙 (직접 만든 표)

몸이 안 닿으니 성별도 체급도 안 나눠요. 남녀가 한 대진표에서 붙어요. 종목은 혼성 개인전 하나, 금메달도 하나예요. 전광판엔 타격음과 체력 게이지가 떠요. 스턴 상태도 표시되고요. 게임 화면 그대로예요.

VR 헤드셋을 쓰고 게임하는 모습 (자료사진·위키미디어)
VR 헤드셋을 쓰고 게임하는 모습 (자료사진·위키미디어)

같은 날 오후, 진짜 매트에선

근데 안향식의 하루는 안 끝났어요. 오후엔 같은 체육관 매트에 다시 섰어요. 이번엔 원래 태권도, 겨루기 남자 58kg급이에요. 6월에 두 종목 국가대표로 같이 뽑혔거든요.

아시안게임 공식 결과 사이트 — ① 오전 9시 10분 예정이던 버추얼 태권도 16강, 안향식 1-2 패
아시안게임 공식 결과 사이트 — ① 오전 9시 10분 예정이던 버추얼 태권도 16강, 안향식 1-2 패

이번엔 준결승까지 갔어요. 상대는 카자흐스탄 틀레울레스. 라운드 점수 1-2(4-4, 2-0, 5-5)로 졌어요. 마지막 라운드는 5-5 동점이었어요. 머리 공격 득점에서 밀렸고요. 아시안게임 태권도는 동메달 결정전이 없어요. 준결승에서 진 두 명이 다 동메달이에요.

도요하시 종합체육관 입구 (자료사진·위키미디어)
도요하시 종합체육관 입구 (자료사진·위키미디어)

이 체급은 2018년 김태훈, 2022년 장준이 금메달을 땄어요. 3회 연속을 노렸는데 여기서 멈췄어요. 그래도 첫 아시안게임 메달이에요.

반응 — 게임이냐 스포츠냐

현장 분위기는 갈렸어요. 스포츠경향 기사를 보면 어린 관중은 좋아했어요. 태권도인들 사이에선 “무도도, 게임도 아닌 어색한 느낌”이라는 말이 나왔고요. 세계일보는 아예 제목을 「게임인가 스포츠인가」로 달았어요.

서울 강남구 국기원 일대 (자료사진·위키미디어)
서울 강남구 국기원 일대 (자료사진·위키미디어)

저는 이 하루가 좀 답처럼 보이더라고요. 아침엔 VR 매트에서 졌어요. 오후엔 진짜 매트에서 졌고요. 근데 두 번 다 갈린 건 머리 공격이었어요. 매트가 달라도 태권도는 태권도였던 거죠.

헤드셋 쓰고 하는 발차기, 여러분은 태권도로 보이세요?

참고한 곳

사진 출처

  • Taekwondo at the 2024 Summer Olympics – Men’s 68 kg (05).jpg — AlSepPhoenix / CC BY 4.0
  • InclusiveGameLab Person-Playing-Virtual-Reality 11 CC-BY-SA.jpg — InclusiveGameLab / CC BY-SA 4.0
  • Kukkiwon (2019).jpg — Seoul Institute / CC BY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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