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만원 주고 산 폰 화면을 손가락으로 꾹 눌렀더니 쑥 들어간다. 영상으로 보면 진짜 어이가 없다. 그런데 더 어이없는 건 그 다음이다.

시작은 8월 29일, 해외 유저 영상
한 외국인 사용자가 인스타그램에 갤럭시 Z 폴드8 디스플레이 품질 리뷰를 올렸다. 폰을 쫙 펼친 상태에서 화면 네 귀퉁이를 손가락으로 눌러보는 아주 단순한 영상이었는데, 누를 때마다 화면이 안으로 푹 들어갔다.
이게 국내 커뮤니티로 넘어오면서 판이 커졌다. 삼성 멤버스 게시판에 “저도 그런데요” 글이 줄줄이 올라왔다. “폴드8 우측 가장자리 눌리는 거 저도 그렇네요”, “모서리 눌림현상 저도 발생했네요”, “내부 액정 눌림증상 초기불량인가요” 같은 제목들이다. 한두 명이 아니었다.

삼성 답변: “불량 아닙니다, 설계입니다”
참다못한 사용자가 삼성전자에 직접 문의를 넣었다. 돌아온 답변이 이랬다.
“폴더블 제품의 메인 디스플레이는 내구성과 보호를 위해 외곽 모서리 영역에 완충(쿠션) 구조가 적용되어 있습니다. (…) 이는 디스플레이 보호와 내구성 향상을 위해 적용된 정상적인 설계 특성이며, 제품 성능에는 영향이 없으므로 안심하고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이유는 이렇다. 폴더블은 접었을 때 두 화면이 맞닿는다. 그 사이에 먼지 같은 미세한 이물질이 끼어 있으면 접는 순간 화면에 스크래치가 난다. 그래서 두 면이 완전히 붙지 않도록 모서리에 여유 공간을 뒀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건 고객 피드백을 반영해서 폴드8에 새로 넣은 구조라고 한다.
말만 놓고 보면 납득이 간다. 스크래치 막으려고 쿠션을 넣었다는데 뭐라고 하겠나.
그런데 왜 더 시끄러워졌나
답변이 나온 뒤 반응이 오히려 격해졌다. 핵심은 “그럼 안 눌리는 폰은 뭐냐”다.
모든 폴드8이 똑같이 눌리면 “아 원래 그런 사양이구나” 하고 넘어갈 일이다. 그런데 제보를 보면 개체마다 눌리는 정도가 다르다. 어떤 건 살짝, 어떤 건 손가락이 쑥 들어갈 정도로. 설계라면서 편차가 있으니 사람들이 못 받아들이는 거다.

두 번째는 방수방진이다. 폴드8은 IP 등급을 달고 나온 제품인데, 화면 모서리가 눌려서 들어갈 만큼 공간이 있으면 거기로 뭐가 들어가는 거 아니냐는 걱정이다. 이건 삼성 답변에 언급이 없었다.
실제 반응들
커뮤니티 반응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 “안 눌리는 폰이 오히려 비정상이라는 거네”
- “모든 제품이 다 그러면 원래 그런 사양인가 보다 할 텐데, 편차가 있으니 기분이 좋지는 않다”
- “내가 안 누른다고 살면서 저 부분에 터치 한 번이라도 안 들어간다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230만원짜리 폰인데”
- “저게 방수방진에는 영향 없다고?”
- “눌리게 해달라고 서비스센터 가면 어떻게 해주냐, 안에 부품이라도 빼주냐”
재밌는 건 “저길 왜 눌러?”라는 반응도 만만치 않게 많다는 점이다. 실제로 쓰면서 화면 모서리를 꾹 누를 일이 얼마나 되냐는 거다. 여기서 갈린다. “왜 눌러지는데”와 “왜 누르는데”가 계속 부딪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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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이 원래 이런 물건인가
이번 논란을 보면서 한 가지 짚고 갈 부분이 있다. 폴더블은 태생적으로 타협이 많이 들어간 물건이다.
화면이 접혀야 하니까 유리 대신 얇은 플라스틱 층이 위에 올라간다. 막대형 폰처럼 단단한 강화유리를 쓸 수가 없다. 접히는 부분에 주름이 생기는 것도, 손톱으로 누르면 자국이 남는 것도 다 같은 이유다. 초기 폴드 시절부터 계속 나온 얘기다.
그래서 이번 눌림 현상도 “폴더블이면 그럴 수 있지”라는 쪽과 “8세대까지 왔는데 아직도?”라는 쪽이 갈린다. 실제로 커뮤니티에는 “폴더블 자체가 아직 과도기적 수준이라고 봐서 아이폰이 내더라도 살 생각이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반대로 이런 말도 나온다. 1930년대부터 깎아온 디젤 기술 놔두고 굳이 신생 전기차를 사는 느낌이라는 비유였는데, 폴더블을 왜 사냐는 쪽의 정서를 잘 보여준다.
지금 사려던 분들은
당장 구매를 앞두고 계셨다면 매장에서 실물을 직접 눌러보고 사는 게 최선이다. 개체 편차 얘기가 나오는 상황이라 온라인으로 받으면 복불복이 된다.
이미 쓰고 계신다면 굳이 서비스센터부터 달려갈 필요는 없어 보인다. 삼성이 정상 설계라고 못박은 이상 교환이나 수리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다만 눌린 자리에 화면 잔상이나 터치 오작동이 생긴다면 그건 얘기가 다르다. 그때는 바로 점검을 받는 게 맞다.
정리하면

삼성은 “정상 설계”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고, 제품 이상이 걱정되면 서비스센터에서 점검을 받으라고 안내한다. 리콜이나 교환 얘기는 아직 없다.
결국 남는 질문은 하나다. 설계라는 건 알겠는데, 개체마다 다른 건 어떻게 설명할 거냐. 그리고 그게 정말 방수방진에 영향이 없냐.

폴드8 쓰시는 분들, 한번 눌러보시고 어느 정도인지 댓글로 알려주시면 좋겠다. 개체 편차가 진짜 있는 건지 사람들이 제일 궁금해하는 부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