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중 산악사고가 제일 많은 달은 10월… 61%가 동네 뒷산에서 났다

1년 중 산악사고가 제일 많은 달은 10월… 61%가 동네 뒷산에서 났다

단풍 보러 산에 가기 딱 좋은 시기다. 그런데 통계를 보면 이 시기가 사고도 제일 많다.

소방청 자료를 찾아보니 숫자가 꽤 구체적이다.

붉게 물든 단풍 (자료사진)
붉게 물든 단풍 (자료사진)

10월이 1년 중 사고 1위

월별 산악사고 발생 건수에서 10월이 4,416건으로 가장 많았다. 단풍철이라 등산객이 몰리는 게 이유로 분석된다.

구조 인원으로 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8,113명이 구조됐는데 그중 10월이 1,158명으로 가장 많았고, 9월이 909명으로 그다음이었다.

두 달에만 2,000명이 넘는다. 3년간 연평균 8,000명 이상이 구조됐는데, 전체의 25%가 9~10월 두 달에 몰려 있다.

배낭을 메고 산길을 걷는 등산객 (자료사진)
배낭을 메고 산길을 걷는 등산객 (자료사진)

1년이 12개월인데 두 달에 4분의 1이 몰린 거다. 지금이 딱 그 시기 초입이다.

무엇 때문에 사고가 나나

사고 유형별로 보면 이렇다.

  • 실족·추락 6,996건 (23.5%)
  • 조난 6,972건 (23.4%)
  • 심장마비 등 질환 2,742건 (9.2%)
  • 탈진·탈수 1,588건 (5.4%)

실족과 조난이 거의 반이다. 두 가지 다 “험한 산”보다 “방심”에서 나온다.

등산로 안내 표지 (자료사진)
등산로 안내 표지 (자료사진)

동네 야산이 더 위험하다

이게 의외였다. 산악사고의 61%가 동네 야산에서 발생한다는 통계가 있다.

설악산이나 지리산 같은 데는 오히려 준비를 하고 간다. 등산화 신고, 물 챙기고, 일행이랑 같이 간다.

구름이 걸린 산 능선 (자료사진)
구름이 걸린 산 능선 (자료사진)

동네 뒷산은 그렇지 않다. 운동화에 슬리퍼, 물도 안 들고, 혼자 간다. “1시간이면 내려오는데 뭘” 하다가 발을 헛디딘다.

거기다 야산은 등산로 표시가 부실한 경우가 많다. 갈림길에서 잘못 들어서면 그때부터 조난이다.

가을에 특히 위험한 이유

계절 자체에 함정이 몇 개 있다.

등산화 (자료사진)
등산화 (자료사진)

해가 빨리 진다. 여름엔 저녁 7시 반까지 밝은데 10월이면 6시면 어둡다. 여름 감각으로 산에 들어갔다가 하산 중에 깜깜해지는 경우가 많다.

낙엽이 미끄럽다. 젖은 낙엽은 얼음만큼 미끄럽다. 게다가 낙엽이 쌓이면 바닥의 돌이나 구덩이가 안 보인다. 실족의 큰 원인이다.

산길 (자료사진)
산길 (자료사진)

일교차가 크다. 낮에 20도여도 해 지면 한 자릿수로 떨어진다. 땀에 젖은 옷 그대로 있다가 저체온증이 온다.

준비물은 이 정도면 된다

운해가 깔린 산 (자료사진)
운해가 깔린 산 (자료사진)

거창한 장비 얘기가 아니다. 동네 뒷산 갈 때도 이것만 챙기면 크게 다르다.

  • 휴대폰 배터리 — 조난 시 위치 확인이 전부 여기 달려 있다
  • 바람막이 하나 — 부피 작고 저체온증을 막는다
  • 손전등 — 폰 플래시는 배터리를 잡아먹는다
  • 물과 사탕 — 탈진·저혈당 대비
  • 바닥이 있는 신발 — 슬리퍼·구두 금지

길을 잃었다면

이게 제일 중요하다. 조난이 사고의 23.4%인데, 대처법을 알면 대부분 큰일로 안 간다.

구조 헬기와 대원 (자료사진)
구조 헬기와 대원 (자료사진)

내려가지 마세요. 본능적으로 아래로 가고 싶지만, 계곡 쪽으로 내려가면 절벽을 만나고 신호도 안 잡힙니다. 능선 쪽으로 올라가는 게 맞습니다.

등산로에 있는 국가지점번호119 구조 위치 표지판을 찾으세요. 그 번호를 119에 불러주면 위치가 바로 특정됩니다. 표지판은 대개 갈림길이나 능선에 있습니다.

산과 계곡 (자료사진)
산과 계곡 (자료사진)

배터리가 얼마 없으면 비행기 모드로 돌려두다가 필요할 때만 켜세요. 신호를 찾느라 배터리가 제일 빨리 닳습니다.

마지막으로

혼자 가는 건 말리고 싶지만, 요즘 혼산(혼자 등산)이 많으니 현실적으로 말하면 이렇다.

어디 가는지 누군가에게 말하고 가세요. 산 이름, 들머리, 예상 하산 시각. 이 세 개만 카톡으로 보내두면 됩니다.

조난 사고에서 구조가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가 “언제부터 없어졌는지, 어느 산에 갔는지 아무도 모른다”입니다.

이번 가을에 산 계획 있으신 분? 어디 가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