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보러 산에 가기 딱 좋은 시기다. 그런데 통계를 보면 이 시기가 사고도 제일 많다.
소방청 자료를 찾아보니 숫자가 꽤 구체적이다.

10월이 1년 중 사고 1위
월별 산악사고 발생 건수에서 10월이 4,416건으로 가장 많았다. 단풍철이라 등산객이 몰리는 게 이유로 분석된다.
구조 인원으로 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8,113명이 구조됐는데 그중 10월이 1,158명으로 가장 많았고, 9월이 909명으로 그다음이었다.
두 달에만 2,000명이 넘는다. 3년간 연평균 8,000명 이상이 구조됐는데, 전체의 25%가 9~10월 두 달에 몰려 있다.

1년이 12개월인데 두 달에 4분의 1이 몰린 거다. 지금이 딱 그 시기 초입이다.
무엇 때문에 사고가 나나
사고 유형별로 보면 이렇다.
- 실족·추락 6,996건 (23.5%)
- 조난 6,972건 (23.4%)
- 심장마비 등 질환 2,742건 (9.2%)
- 탈진·탈수 1,588건 (5.4%)
실족과 조난이 거의 반이다. 두 가지 다 “험한 산”보다 “방심”에서 나온다.

동네 야산이 더 위험하다
이게 의외였다. 산악사고의 61%가 동네 야산에서 발생한다는 통계가 있다.
설악산이나 지리산 같은 데는 오히려 준비를 하고 간다. 등산화 신고, 물 챙기고, 일행이랑 같이 간다.

동네 뒷산은 그렇지 않다. 운동화에 슬리퍼, 물도 안 들고, 혼자 간다. “1시간이면 내려오는데 뭘” 하다가 발을 헛디딘다.
거기다 야산은 등산로 표시가 부실한 경우가 많다. 갈림길에서 잘못 들어서면 그때부터 조난이다.
가을에 특히 위험한 이유
계절 자체에 함정이 몇 개 있다.

해가 빨리 진다. 여름엔 저녁 7시 반까지 밝은데 10월이면 6시면 어둡다. 여름 감각으로 산에 들어갔다가 하산 중에 깜깜해지는 경우가 많다.
낙엽이 미끄럽다. 젖은 낙엽은 얼음만큼 미끄럽다. 게다가 낙엽이 쌓이면 바닥의 돌이나 구덩이가 안 보인다. 실족의 큰 원인이다.

일교차가 크다. 낮에 20도여도 해 지면 한 자릿수로 떨어진다. 땀에 젖은 옷 그대로 있다가 저체온증이 온다.
준비물은 이 정도면 된다

거창한 장비 얘기가 아니다. 동네 뒷산 갈 때도 이것만 챙기면 크게 다르다.
- 휴대폰 배터리 — 조난 시 위치 확인이 전부 여기 달려 있다
- 바람막이 하나 — 부피 작고 저체온증을 막는다
- 손전등 — 폰 플래시는 배터리를 잡아먹는다
- 물과 사탕 — 탈진·저혈당 대비
- 바닥이 있는 신발 — 슬리퍼·구두 금지
길을 잃었다면
이게 제일 중요하다. 조난이 사고의 23.4%인데, 대처법을 알면 대부분 큰일로 안 간다.

내려가지 마세요. 본능적으로 아래로 가고 싶지만, 계곡 쪽으로 내려가면 절벽을 만나고 신호도 안 잡힙니다. 능선 쪽으로 올라가는 게 맞습니다.
등산로에 있는 국가지점번호나 119 구조 위치 표지판을 찾으세요. 그 번호를 119에 불러주면 위치가 바로 특정됩니다. 표지판은 대개 갈림길이나 능선에 있습니다.

배터리가 얼마 없으면 비행기 모드로 돌려두다가 필요할 때만 켜세요. 신호를 찾느라 배터리가 제일 빨리 닳습니다.
마지막으로
혼자 가는 건 말리고 싶지만, 요즘 혼산(혼자 등산)이 많으니 현실적으로 말하면 이렇다.
어디 가는지 누군가에게 말하고 가세요. 산 이름, 들머리, 예상 하산 시각. 이 세 개만 카톡으로 보내두면 됩니다.
조난 사고에서 구조가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가 “언제부터 없어졌는지, 어느 산에 갔는지 아무도 모른다”입니다.
이번 가을에 산 계획 있으신 분? 어디 가시나요?
사진 출처
- 039 Beskidy mountain in Poland – autumn hike in Beskid Żywiecki, złota polska jesień.jpg — Marek Ślusarczyk (Tupungato) Photo portfolio / CC BY 3.0
- Red maple leaves in Tuntorp 2.jpg — W.carter / CC BY 4.0
- Along the Ptarmigan Ridge trail…Sanne…Mt Baker…amazing autumn foliage (8124196837).jpg — Murray Foubister / CC BY-SA 2.0
- Helicopter Rescue. – geograph.org.uk – 2329068.jpg — Chris McAuley / CC BY-SA 2.0
- Autumn mountain trail.jpg — Flicker.com user “a4gpa” / CC BY-SA 2.0
- Karst peaks with sea of clouds at sunrise, South view from the top of Mount Nam Xay, Vang Vieng, Laos.jpg — Basile Morin / CC BY-SA 4.0
- Helicopter rescue on Dog Mountain (29942070966).jpg — David Abercrombie / CC BY-SA 2.0
- Hunza Valley, view from Eagle’s Nest.jpg — Alllexxxis / CC BY-SA 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