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날 생중계 중 떨어진 드론, 레이저가 빗나간 게 아니었어요

국군의날 생중계 중 떨어진 드론, 레이저가 빗나간 게 아니었어요

어제 국군의날 생중계 보신 분 있어요? 디시 실베에 글 하나가 올라왔어요. 제목은 「드론 이거 관람석 쪽으로 떨어진 거 아니냐?」였어요. 조회가 1만 2천을 넘었더라고요. 꽤 많이 봤죠? 글쓴이는 “떨어지자마자 카메라 돌려서 자세히는 모르겠네”라고 적었어요.

댓글 분위기는 둘로 갈렸어요. 생중계에서 이게 무슨 망신이냐는 쪽이 있었고요. 무기가 실패한 건 아니라는 쪽도 있었어요. 근데 확인해 보니 둘 다 반만 맞는 얘기였어요. 기사 세 건이랑 방위사업청 자료를 같이 봤어요.

사실 확인 — 4대 중 2대, 나머지 2대는 왜?

10월 1일은 제78주년 국군의날이었어요. 기념식은 충남 계룡대 활주로에서 열렸고요. 국방부가 올해 하이라이트로 준비한 게 있었어요. 국산 레이저 대공무기 ‘천광’ 시연이요. 날아오는 드론을 레이저로 떨어뜨리는 장면을 보여주려던 거예요.

JTBC 현장영상 「드론 잡는 레이저 천광 첫 공개」 (유튜브)

표적으로는 광섬유 소형 드론 4대를 준비했어요. 1차 시연에서 2대가 떴어요. 그중 1대가 이륙하다 균형을 잃고 떨어졌어요. 이 장면이 클로즈업으로 그대로 생중계됐고요. 숨길 틈도 없었어요.

군 설명은 “돌풍으로 광섬유가 훼손되면서 추락했다”예요. 천광은 2대를 차례로 쏠 계획이었어요. 1대가 먼저 떨어지니 남은 1대만 요격했어요.

천광 요격 시연 결과 — 언론 보도 정리 (직접 만든 표)
천광 요격 시연 결과 — 언론 보도 정리 (직접 만든 표)

2차 시연에선 2대가 다 잘 떴어요. 근데 천광이 맞힌 건 1대였어요. 사회자는 “드론이 불꽃을 일으키며 추락하고 있다”고 소개했어요. 근데 다른 1대는 멀쩡히 떠 있었대요. 좀 민망한 장면이죠. 이 드론은 수동으로 전원을 끊어서 떨어뜨렸어요.

국방부 관계자 설명은 이래요. 해당 드론이 “공중 기상의 영향으로” 안전지역을 벗어났대요. 그래서 “안전을 위해 강제로 떨어뜨린 것”이라고요. 정리해 볼게요. 레이저로 맞힌 건 4대 중 2대예요. 나머지 2대는 레이저와 상관없이 떨어졌어요.

“무기가 빗나갔다”보다는 “표적이 먼저 떨어졌다”에 가까운 거죠. 다만 대통령이 지켜보는 자리였어요. 그래서 더 크게 화제가 된 것 같아요. 제가 본 기사 세 건엔 다친 사람 얘기는 없었어요.

표적용으로 쓰이는 소형 쿼드콥터 드론 (자료사진·위키미디어)
표적용으로 쓰이는 소형 쿼드콥터 드론 (자료사진·위키미디어)

배경·맥락 — 천광은 어떤 무기길래?

천광은 국내에서 개발한 레이저 대공무기예요.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2024년 12월 전력화됐어요. 레이저 대공무기로는 세계 최초래요. 꽤 자랑할 만하죠?

정책브리핑(방위사업청) — ① 레이저대공무기 「천광」
정책브리핑(방위사업청) — ① 레이저대공무기 「천광」

올해 6월 1일 방사청 발표를 보면 숫자가 꽤 구체적이에요. 핵심 부품인 레이저발진기를 국산화했대요. 그걸 달고 시험해 보니 드론 격추 시간이 줄었어요. 2~4초에서 1~2초로요. 무인기는 10초 넘게 걸리던 게 몇 초 안으로 줄었고요.

국산화율도 올랐어요. 금액 기준으로 76%에서 90%가 됐대요. 출력 같은 주요 성능은 해외 도입품보다 50% 이상 좋아졌다고 했고요.

충남 계룡시 계룡대 3군 통합사령부 건물 (자료사진·위키미디어)
충남 계룡시 계룡대 3군 통합사령부 건물 (자료사진·위키미디어)

이 무기가 주목받는 이유는 돈이에요. 아주 싸요. 탄약 없이 전기로 쏘거든요. 한국일보는 1회 요격 비용을 “1만~2만 원가량의 전기료”라고 적었어요. 방사청도 “1회 발사 비용 역시 매우 저렴”하다고 했어요. 미사일 한 발 값이랑 비교하면 차이가 크죠.

천광 레이저발진기 국산화 전후 비교 — 방위사업청 발표 (직접 만든 표)
천광 레이저발진기 국산화 전후 비교 — 방위사업청 발표 (직접 만든 표)

그럼 표적은 왜 하필 광섬유 드론이었을까요? 이 드론은 전파 대신 가는 광케이블로 조종해요. 그래서 전파 방해가 안 통해요. 끊을 방법이 없는 거죠.

SBS는 작년 4월 우크라이나 전장의 광섬유 드론을 소개했어요. “길이 10∼20㎞의 광케이블을 뿌리듯 풀어내면서” 날아간대요. 전파로 못 막으니 레이저 같은 무기가 필요해지는 거예요.

미 해군 함정에 실린 레이저 무기 LaWS, 천광과는 다른 무기예요 (자료사진·위키미디어)
미 해군 함정에 실린 레이저 무기 LaWS, 천광과는 다른 무기예요 (자료사진·위키미디어)

근데 바로 그 케이블이 이번엔 약점이 됐어요. 바람에 케이블이 상하면 조종이 끊기거든요. 실전에선 장점인데, 시연장에선 변수가 된 셈이에요.

올해만 세 번째예요

데일리안은 올해 군 주관 행사에서만 3번째 드론 추락이라고 짚었어요. 먼저 8월 25일이에요. 해군과 국방과학연구소가 마라도함에서 중형 자폭무인기 2대를 띄웠어요. 둘 다 몇 초 날다 바다로 떨어졌어요.

정책브리핑(방위사업청) — ① 드론 격추 방식
정책브리핑(방위사업청) — ① 드론 격추 방식

9월 16일 포천 승진훈련장 「2026 국방 드론기술전」도 그랬어요. 소형 제트엔진무인기가 이륙하자마자 땅으로 곤두박질쳤대요. 중소 방산업체가 만든 직충돌드론도 추락했고요.

올해 군 공개 행사에서 드론이 떨어진 일 — 언론 보도 정리 (직접 만든 표)
올해 군 공개 행사에서 드론이 떨어진 일 — 언론 보도 정리 (직접 만든 표)

세 번 다 기체도 다르고 원인도 달라요. 그래서 “군 드론은 다 불량”이라고 한 줄로 묶긴 어려워요. 다만 걱정은 남아요. 운용 안정성과 안전 관리 얘기는 다시 나올 수밖에 없어요. 한국일보도 이걸 짚었고요.

미군 훈련장에서 정비를 기다리는 소형 드론 (자료사진·위키미디어)
미군 훈련장에서 정비를 기다리는 소형 드론 (자료사진·위키미디어)

공식 설명, 그리고 남는 질문

공식 설명은 두 가지예요. 1차는 돌풍에 광섬유가 상한 것이에요. 2차는 기상 탓에 구역을 벗어난 것이고요. 둘 다 날씨 얘기예요. 천광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는 발표는 없었어요.

9월 29일 미디어데이에도 같은 요격 시연을 했대요. 한국일보 사진 설명에 나와요. 연습은 한 거죠. 그래도 본행사 날 바람은 미리 알 수 없어요. 야외 생중계 시연의 한계이기도 해요.

제 생각은 이래요. 레이저가 빗나간 게 아니에요. 표적이 못 버틴 거예요. 그러니 무기 성능 평가로 보긴 어려워요. 근데 생중계 하이라이트로 고른 거잖아요. 날씨 변수까지 준비했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다음 시연 땐 표적 드론부터 다시 점검하겠죠.

2024년 국군의날 시가행진에 함께한 군악대 (자료사진·위키미디어)
2024년 국군의날 시가행진에 함께한 군악대 (자료사진·위키미디어)

여러분은 어떻게 보세요? 2대를 정확히 맞혔으니 성공일까요? 아니면 생중계였으니 절반의 실패로 봐야 할까요?

참고한 곳

사진 출처

  • 계룡대 3군통합사령부 건물(충남 계룡시 2018.10.11.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소장).jpg — Warinmedia64 / CC BY-SA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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