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사놓고 “왜 광고에서 본 것만큼 안 빠르지?”라고 느껴본 적 있나. 근데 삼성 갤럭시 얘기라면, 그게 기분 탓이 아니라 진짜였을 수도 있다는 소식이 나왔다.
공정거래위원회 심사관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과징금 최대 644억원을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갤럭시 S21·S22 시리즈, 갤럭시 탭 S8 등에 들어간 ‘GOS(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가 문제였다.

GOS는 게임할 때 발열이나 배터리 소모를 관리해준다는 명목으로 CPU·GPU 성능을 조절하는 소프트웨어다. 근데 공정위 심사관이 들여다보니, 고사양 게임 ‘원신’을 실행하면 CPU 최대 성능은 46.8%, GPU는 42.8%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광고에서 “역대 최고 성능”이라고 강조해놓고, 정작 무거운 게임 켜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지는 셈이니 사놓고 나서 “어라?” 싶었던 사람들 심정이 이해가 간다.
공정위 심사관은 이걸 단순한 발열 관리용 ‘최적화’가 아니라, 사용자 선택과 상관없이 성능을 일정 수준으로 묶어버리는 ‘획일적인 강제 조치’라고 봤다. 그리고 이 사실을 광고에서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게 표시광고법상 기만광고에 해당한다는 게 핵심 논리다. 위반 정도도 낮은 단계가 아니라 ‘중대한 위반행위’로 매겼다.

과징금 규모가 어느 정도냐면, 이번에 산정 대상이 된 매출만 갤럭시 S21·S22·탭 S8 시리즈 합쳐서 약 4조228억원이다. 여기에 ‘중대한 위반’ 등급을 적용해서 나온 게 최대 644억원. 참고로 이 사건, 사실 2022년 갤럭시 S22 출시 때부터 논란이 됐던 얘기다. 당시 유저들이 GOS를 우회하는 방법을 찾아내니까 삼성이 그 우회로를 아예 막아버리면서 “내 폰인데 내 맘대로 성능도 못 쓰냐”는 불만이 터졌었다. 그로부터 4년 만에 겨우 공정위 심의대에 오른 거다.
다만 아직 확정된 건 아니다. 공정위 전원회의 심의가 원래 9월 2일 예정이었는데 한 차례 연기됐다. 심사관 의견은 어디까지나 ‘의견’이고, 실제 제재 수위는 전원회의에서 위원들이 다시 판단해서 정한다. 최종 과징금이 심사관 의견 그대로 갈지, 깎일지는 더 지켜봐야 안다.
이게 처음 불거졌을 때 소비자 반응도 꽤 뜨거웠다. 2022년 당시 갤럭시 S22 구매자 1,885명이 GOS 관련 집단소송에 참여했고, 한 명이 기기를 여러 대 산 경우까지 합치면 접수 건수만 2,076건이었다고 한다. 이 민사 소송은 이번 공정위 건과는 별개로 진행돼서, 최근 4년 만에 삼성 측이 “위법성은 없지만 조정은 수용한다”는 식으로 마무리됐다. 그러니까 소비자들 상대로는 이미 한 번 정리가 된 셈인데, 이번엔 국가기관이 나서서 “표시광고법 위반이다”라고 별도로 문제 삼은 거다.
개인적으로 이 얘기 보면서 제일 씁쓸했던 부분은, 결국 문제 삼는 게 “성능을 제한한 것” 자체가 아니라 “그걸 광고에서 안 알린 것”이라는 점이다. 발열 잡으려고 성능 조절하는 거야 기술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쳐도, 최소한 “고사양 게임에서는 성능이 이렇게까지 떨어질 수 있습니다”라고 한 줄이라도 써줬으면 이렇게까지 일이 커지진 않았을 것 같은데 말이다.
갤럭시 S21·S22·탭 S8 쓰던 분들 중에 “어쩐지 게임할 때 이상하더라” 싶었던 경험 있으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최종 심의 결과 나오면 또 업데이트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