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디시인사이드 실시간베스트에 사진 한 장이 올라왔어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은 A4 한 장인데, 제목이 “청국장·군고구마 드시는 건 좋지만 냄새가” 였습니다. 조회수는 5,000을 넘겼어요. 댓글은 186개.
커뮤니티 글이라 처음엔 합성인가 싶었거든요. 근데 확인해 보니 진짜였어요. 같은 안내문이 오늘 아침 SBS와 JTBC 뉴스에 그대로 나왔어요. 2026년 9월 17일입니다. 조간 기사도 여러 건 붙었고요.

사실 확인 — 안내문에 실제로 뭐라고 적혀 있었나
안내문은 “여러분께 조심스럽게 부탁드립니다”로 시작합니다. 첫 문단은 이래요. “최근 저녁 시간대에 음식 조리 냄새가 심하게 유입되어 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문제가 된 건 그다음입니다. “특히 8시 전후로 청국장 냄새, 고기 굽는 냄새 등 강한 음식 냄새가 베란다와 창문을 통해 집 안으로 들어와, 거실과 방 안의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어 놓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입니다.” 시간대와 메뉴가 콕 집혀 있어요. 읽다 보면 좀 세죠.

그리고 마지막 줄. “군고구마도 드시는 것은 좋으나 밤 10시가 되도록 들어오는 냄새는 어떻게 할까요?” 커뮤니티에서 제일 많이 인용된 줄이 이겁니다. 청국장은 그렇다 쳐도 군고구마는요.

글쓴이는 마무리에서 “맛있는 음식을 드시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먼저 적었어요. 그러면서 “모두가 함께 생활하는 공동주택인 만큼 조리 시 환기와 냄새 관리에 조금만 더 신경 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부탁합니다. 금지가 아니라 부탁이에요. 말투는 정중합니다.

어느 아파트인지, 관리사무소가 붙인 건지 개인이 붙인 건지는 기사에도 안 나옵니다. 사진만 돌고 있어요. 그 부분은 확인이 안 된 겁니다.
반응은 이렇게 갈렸어요
머니투데이와 파이낸셜뉴스가 정리한 반응부터 볼게요. “8시 전후면 저녁 식사 시간 아닌가”, “청국장도, 고기도, 고구마도 못 해 먹으면 그게 집인가”가 한쪽입니다. 반대쪽은 이래요. “냄새 들어올 때마다 허겁지겁 창문 닫는 심정은 안 겪어 보면 모른다”

디시 댓글도 비슷한데 훨씬 거칠어요. 위쪽에 있던 건 이런 말이에요. “청국장은 이해가는데 고구마나 고기 냄새까지 신경 쓰이면 공동 거주 시설 왜 사냐” “고구마가 냄새 난다고 통제하는 건 처음 보네”
“군대가 따로 없누” 같은 농담도 줄줄이 달렸어요. 저도 청국장까진 끄덕였습니다. 근데 군고구마에서 멈췄어요. 군고구마 냄새는 보통 반가운 쪽 아닌가요?
반대로 “저 정도로 적었으면 진짜 괴로웠던 것”이라는 쪽도 있었습니다. 이 글이 실시간베스트 위쪽까지 올라간 이유도 거기 있겠죠. 양쪽 다 자기 얘기예요.
배경 — 법에는 담배 조항만 있고 음식 냄새 조항은 없다
여기서 하나 짚고 갈게요. 냄새로 다투면 기댈 법이 있을까요? 답은 “담배는 있고 음식은 없다” 입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제20조의2는 간접흡연의 방지를 다룹니다. 입주자가 발코니·화장실 같은 세대 안에서 담배를 피워 다른 입주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이에요. 관리주체가 흡연 중단을 권고할 수 있다는 내용도 붙어 있어요.
음식 냄새에는 이런 조항이 없어요. 층간소음처럼 데시벨로 재는 기준도 없습니다. 분쟁조정위원회에 냄새로 조정을 신청할 근거도 마땅치 않고요. 그러니 붙일 수 있는 게 A4 한 장이에요.
냄새 민원 자체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경기도가 오늘 숫자를 냈어요. 도내 공동주택 관리주체가 받은 간접흡연 민원입니다. 2022년 1만 7,409건, 2023년 2만 1,148건, 2024년 2만 8,583건, 2025년 3만 641건. 3년 만에 1.8배예요.

공식 입장 — 경기도는 마침 오늘 손을 댔어요
우연인지 같은 날 경기도가 “경기도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을 고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표준 조사서식을 만들어 피해 사실을 파악한다고 해요. 피해가 난 세대엔 자제 안내 방송과 게시물을 내보냅니다. 안내문 양식도 표준화하고요.

임규원 경기도 공동주택과장은 “공동주택 세대 내 흡연은 단순한 개인 취향을 넘어 이웃 간 심각한 분쟁으로 번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준칙은 10월부터 의견을 받습니다. 확정은 연말이에요.
다만 이건 담배 얘기예요. 음식 냄새 쪽 표준 안내문은 아직 없습니다. 오늘 화제가 된 A4 한 장이 각자 알아서 쓴 문장인 이유죠.
정리하면 이래요. 안내문을 붙인 사람도 규정을 어긴 게 아니에요. 저녁 8시에 청국장을 끓인 집도 마찬가지고요. 둘 다 맞는데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습니다. 저는 이게 시간대 얘기라고 봐요. 8시는 이르고, 10시는 늦어요.
여러분 집은 저녁 8시에 무슨 냄새가 나나요? 창문을 닫는 쪽인가요, 여는 쪽인가요?
참고한 곳
- 머니투데이 「”청국장 냄새 불편” vs “밥은 먹고 살아야”…아파트 호소문 ‘시끌’」 (2026.9.17, 김소영 기자)
- 파이낸셜뉴스 「”청국장 냄새 너무 심해”…아파트 안내문에 주민들 갑론을박」 (2026.9.17 08:40, 한승곤 기자)
- 파이낸셜뉴스 「”아파트 담배 연기 민원만 3만 건”…경기도, 공동주택 간접흡연 예방 준칙 개정」 (2026.9.17, 장충식 기자)
- 국가법령정보센터 공동주택관리법 제20조의2(간접흡연의 방지 등)
- 디시인사이드 실시간베스트 「”청국장·군고구마 드시는 건 좋지만 냄새가”…아파트 호소문 논란」 (2026.9.17, 댓글 186개)
- 소재: 디시인사이드 실시간베스트 글과 댓글 · 사진은 JTBC·SBS 방송 캡처와 커뮤니티 캡처, 기사 사진을 섞어 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