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화 깔창에 넣고 창밖으로 던졌어요. 2년간 971대

안전화 깔창에 넣고 창밖으로 던졌어요. 2년간 971대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40대가 2년 조금 넘는 기간에 전자기기 971대를 빼돌렸어요. 돈으로 9억2000만원어치입니다.

숫자가 커서 잘 안 와닿는데요. 971대를 26개월로 나누면 한 달에 37대예요. 주말 빼면 거의 매일 한두 대씩이죠.

춘천지법 형사1-3부는 이 사람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12일 밝혔습니다. 1심과 똑같이 징역 3년 6개월이에요.

안전화 자료사진
안전화 자료사진

어떻게 매일 들고 나갔을까

제가 제일 궁금했던 게 이 부분이에요. 물류센터는 나갈 때 확인을 하잖아요.

방법이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안전화 깔창 밑에 넣는 거예요.

스마트폰을 안창 아래 깔고 그 위에 발을 얹는 거죠. 걸을 때 티가 났을 텐데요. 2년을 그렇게 했대요.

신발 속 구조를 보여주는 자료사진. 깔창은 이 안쪽에 들어갑니다
신발 속 구조를 보여주는 자료사진. 깔창은 이 안쪽에 들어갑니다

나머지 하나가 더 대담해요. CCTV에 안 잡히는 창문을 찾아서 밖으로 던졌습니다.

사각지대를 알고 있었다는 뜻이잖아요. 어디가 안 보이는지 파악할 시간이 있었던 거죠.

CCTV 관제 화면 자료사진
CCTV 관제 화면 자료사진

그 자리에 있었던 게 문제였어요

A씨가 맡은 일이 뭐였냐면요. 반품된 물건 중 다시 팔 수 있는 걸 골라내는 업무였어요. 그걸 검수팀으로 넘기는 거죠.

그러니까 반품 상자를 열어보는 게 원래 자기 일이었던 겁니다. 센터 안을 돌아다니는 것도요.

수상할 게 없죠. 상자를 열고 있어도, 통로를 걷고 있어도 다 업무니까요.

노린 건 비싼 것들이었어요. 스마트폰하고 노트북입니다. 971대를 9억2000만원으로 나누면 한 대에 평균 95만원쯤 되네요.

매장에 진열된 스마트폰. 자료사진입니다
매장에 진열된 스마트폰. 자료사진입니다

번 돈은 어디로 갔나

훔친 물건은 중고거래 플랫폼에 팔았어요.

그 돈의 상당 부분이 도박으로 들어갔다고 2심 재판부가 판결문에 적었습니다. 9억을 만졌는데 남은 게 없었던 거예요.

1심은 이렇게 봤어요. “피해 금액이 매우 크고 장기간에 걸쳐 범행했으며 수법 역시 불량하다.”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습니다. 2심 판단도 같았어요. “1심의 양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뤄졌다.”

노트북 자료사진
노트북 자료사진

2년 동안 아무도 몰랐다는 것

저는 이 사건에서 A씨보다 다른 게 더 걸리더라고요. 어떻게 26개월 동안 안 걸렸을까요?

반품 물건은 원래 숫자가 잘 안 맞아요. 고객이 보낸 게 안 오기도 하고요. 파손돼서 버리기도 하고요.

그 흐릿한 틈에 971대가 들어가 있었던 겁니다. 한 대씩 빠지니까 재고 오차처럼 보였을 테고요.

창문 밖으로 던지는 걸 2년간 아무도 못 봤어요. 사각지대를 챙기는 사람이 없었다는 얘기잖아요.

이건 한 사람이 나빴다는 얘기로만 끝나지 않는 것 같아요.

휴대폰 매장 진열대 자료사진
휴대폰 매장 진열대 자료사진

여러분 회사는 어때요? 마음먹으면 뭔가 들고 나갈 수 있는 구멍, 하나쯤 떠오르시나요?

참고한 곳

  • 헤럴드경제 「2년간 전자기기 971대, 9억 빼돌렸다…물류센터 직원, 2심도 실형」
  • 파이낸셜뉴스 「깔창에 숨기고 창밖으로 던졌다…9억원어치 훔친 물류센터 직원」
법원·관공서 자료사진
법원·관공서 자료사진
화면이 손상된 중고 노트북. 자료사진입니다
화면이 손상된 중고 노트북. 자료사진입니다

사진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