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끄고 폰 보면 15분 만에 안압이 25% 오른다… 밝은 곳의 두 배

불 끄고 폰 보면 15분 만에 안압이 25% 오른다… 밝은 곳의 두 배

자기 전에 불 끄고 침대에 누워서 폰 보는 거. 안 하는 사람 거의 없다.

“눈 나빠진다”는 말은 어릴 때부터 들었는데, 정확히 뭐가 어떻게 나빠지는지는 모르고 있었다. 찾아보니 생각보다 구체적인 숫자가 나온다.

실내에서 휴대폰을 보는 모습 (자료사진)
실내에서 휴대폰을 보는 모습 (자료사진)

15분에 안압 25% 상승

2018년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조사한 결과가 있다.

어두운 곳에서 스마트폰을 15분만 사용해도 안압이 25% 상승했다. 밝은 곳에서 같은 시간 썼을 때는 13%였다.

두 배 차이다. 같은 15분인데 조명 하나로 갈린다.

안압은 눈 안의 압력이다. 이게 높아지면 시신경이 눌린다. 계속 눌리면 녹내장으로 간다.

사람의 눈 (자료사진)
사람의 눈 (자료사진)

왜 어두우면 더 심한가

이유는 동공이다.

어두운 곳에서는 빛을 더 받으려고 동공이 커진다. 평소보다 3배까지 커진다고 한다. 지름이 3배면 면적은 9배다.

동공이 확장된 눈 (자료사진)
동공이 확장된 눈 (자료사진)

그 상태에서 밝은 화면을 보면, 9배 많은 빛이 한꺼번에 눈으로 들어온다. 밝은 곳에서는 동공이 알아서 조여 있어서 이런 일이 안 생긴다.

확장된 동공으로는 블루라이트도 걸러지지 않고 들어간다. 이게 망막 세포 속 노폐물과 반응해서 활성산소를 만든다.

눈에 비친 빛 (자료사진)
눈에 비친 빛 (자료사진)

활성산소가 많아지면 산화 스트레스가 올라가고, 시신경 세포가 손상된다. 황반변성 위험도 같이 올라간다.

누워서 보는 게 더 나쁘다

여기서 하나 더 있다. 자세 문제다.

엎드리거나 누워서 화면을 가까이 보면 수정체가 두꺼워지면서 앞으로 쏠린다. 그러면 눈 안의 물(방수)이 빠져나가는 통로인 전방각이 좁아진다.

시력 검사 기기 (자료사진)
시력 검사 기기 (자료사진)

통로가 막히면 압력이 갑자기 치솟는다. 이게 급성 녹내장이다.

급성 녹내장은 응급 상황이다. 눈이 갑자기 아프고, 뿌옇게 보이고, 불빛 주위에 무지개 같은 테두리가 보인다. 두통이랑 구역질이 같이 오기도 한다. 빨리 병원에 안 가면 시력을 잃을 수 있다.

눈의 홍채 (자료사진)
눈의 홍채 (자료사진)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자기 전에 폰 보지 마세요”가 정답인 건 알지만, 그게 되면 이 글을 안 찾아봤을 거다.

어두운 방의 조명 (자료사진)
어두운 방의 조명 (자료사진)

현실적인 방법은 이 정도다.

  • 작은 조명 하나는 켜둔다. 완전한 어둠만 피해도 동공이 덜 열린다. 스탠드나 무드등이면 충분하다
  • 화면 밝기를 주변에 맞춘다. 어두운 방에서 최대 밝기가 제일 나쁘다
  • 누워서 보지 않는다. 앉아서 보는 것만으로 전방각 문제는 크게 준다
  • 화면을 얼굴에서 멀리 둔다. 가까울수록 수정체가 더 두꺼워진다
시력검사표 (자료사진)
시력검사표 (자료사진)

이런 증상이면 병원에 가야 한다

평소에 이런 게 있으면 한 번 검사받아보는 게 좋다.

  • 어두운 데서 폰 보고 나면 눈이 뻑뻑하고 아프다
  • 불빛 주위에 동그란 테두리가 보인다
  • 시야 가장자리가 좁아진 느낌이 든다
  • 가족 중에 녹내장 환자가 있다

녹내장이 무서운 건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시야가 바깥쪽부터 조금씩 좁아지는데, 사람은 그걸 잘 못 느낀다. 알아챘을 때는 이미 많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밤의 실내 조명 (자료사진)
밤의 실내 조명 (자료사진)

한 번 죽은 시신경은 되살아나지 않는다. 그래서 치료도 “회복”이 아니라 “더 나빠지지 않게 막는 것”이 목표다.

40대가 넘었으면 1~2년에 한 번은 안압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한다. 검사 자체는 몇 분이면 끝난다.

여러분은 자기 전에 폰 보실 때 불 켜두시나요? 저는 오늘부터 스탠드 하나는 켜두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