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에서 여섯 시간을 있었다는 사람이 있다. 혼자.
누구 기다린 것도 아니고, 그냥 혼자 돌아보다가 앉아 있다가 하니 여섯 시간이 갔다는 거다. 요즘 이런 게 유별난 일이 아니게 됐다.

혼놀 언급량이 42% 늘었다
썸트렌드로 지난달 7일부터 이달 6일까지 ‘혼놀’ 언급량을 봤더니, 전년 같은 기간보다 42.38% 늘었다.
더 재밌는 건 감정 비율이다. 긍정 언급이 67%, 부정이 27.1%. ‘혼자 논다’는 말이 더 이상 처량한 얘기로 안 읽힌다는 뜻이다.

예전엔 혼밥도 눈치 보던 시절이 있었다. 식당에서 혼자 앉으면 종업원이 “몇 분이세요?” 하고 두 번 묻던 그 분위기.
근데 지금 2030한테 혼밥, 혼영은 기본이다. 여기서 더 나가서 혼자 방탈출을 하고, 혼자 락페를 간다.
“혼자 갔는데 떼창하고 왔다”
기사에 나온 20대 직장인 얘기가 인상적이었다.
“연차 쓰고 혼자 펜타포트에 갔다 왔다… 혼자 가도 머쓱하고 어색한 게 아니라 분위기에 녹아들어 모르는 사람들이랑도 어깨동무하고 떼창하면서 알차게 즐겼다”
혼자 갔는데 결과적으로 모르는 사람들이랑 어깨동무를 했다는 거다. 혼자 가는 게 고립되러 가는 게 아니라는 얘기라서, 이 문장이 이번 트렌드를 제일 잘 설명하는 것 같다.

30대 직장인은 더 간단하게 정리했다.
“혼자 다니는 게 편하다”
돈 얘기를 빼면 설명이 안 된다
다만 이걸 취향 변화로만 보면 절반만 본 것 같다. 숫자를 보면 돈 얘기가 꽤 크게 걸려 있다.
알바천국이 Z세대 601명, M세대 544명한테 물어봤더니 이렇게 나왔다.
친구 만남이나 모임 비용에 부담을 느낀다는 응답이 Z세대 93%, M세대 90.1%. 10명 중 9명이다. 그래서 만남 횟수를 줄였다는 응답이 83.9%.

생각해보면 맞는 말이다. 넷이 모여서 밥 먹고 카페 가면 1인당 3~4만 원은 그냥 나간다. 그것도 서로 시간 맞추느라 며칠 걸려서 정한 날짜에.
혼자 가면 먹고 싶은 거 먹고, 보고 싶은 거 보고, 가고 싶을 때 간다. 비용도 일정 조율도 사라진다.
친구가 없어도 불편하지 않다
트렌드모니터의 ‘2026 친구 관련 인식 조사’에는 이런 항목이 있다.
‘친구가 없어도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는 응답. 2023년 42.2%였던 게 2026년에는 46.9%가 됐다.

3년 만에 4.7%p 올랐다. 절반에 가까운 사람이 친구 없이도 사는 데 지장 없다고 답한 셈이다.
이 숫자를 놓고 좋다 나쁘다 말하기가 좀 애매한데, 기사에 나온 전문가 코멘트가 그 애매함을 잘 짚었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 “혼놀 문화가 확산하는 것은 존재론적 관점에서 개인의 주체적인 삶을 꾸리고 있다는 긍정적인 해석이 가능한 반면, 사회적 신뢰 지수가 낮아지면서 사회에서 맺은 관계를 소홀히 하는 반증으로도 볼 수 있다”


결국 기준이 바뀐 것
정리하면 이런 것 같다. 예전엔 누구랑 갈지를 먼저 정하고 뭘 할지를 맞췄다. 지금은 뭘 하고 싶은지를 먼저 정하고, 같이 갈 사람이 있으면 가고 없으면 혼자 간다.
순서가 바뀐 거다. 그리고 이 순서에서는 친구가 없다는 게 결격 사유가 아니다.
다만 돈 때문에 만남을 줄인 83.9%가 전부 원해서 그런 건 아닐 거다. 혼자가 편해서 혼자인 사람과, 혼자일 수밖에 없어서 혼자인 사람은 다르니까.
여러분은 어떠세요? 혼자 가본 것 중에 제일 의외로 좋았던 게 뭐였나요?
사진 출처
- Boathouse Ōhori Park The Window bar seating Ōhorikōen Chūō-ku Fukuoka 20260609 173401.jpg — Hirho / CC BY 4.0
- Deoksugung Palace 20240409 001.jpg — Mobius6 / CC BY 4.0
- Movie projector monument in Stolin – 2.jpg — Dzyanis Kurhan / CC BY-SA 4.0
- Boathouse Ōhori Park The interior of the café Ōhorikōen Chūō-ku Fukuoka 20260609 173446.jpg — Hirho / CC BY 4.0
- Café con pasteles en Murcia.jpg — Grey World from Manchester, UK / CC BY 2.0
- Deoksugung Palace – Junghwajeon.jpg — 이창로 / CC BY-SA 4.0
- The crowd at the rock festival.jpeg — Victuallers / CC BY-SA 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