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 정마담이 사실 최종보스였다는 거, 알고 보셨나요

타짜 정마담이 사실 최종보스였다는 거, 알고 보셨나요

명절마다 채널 돌리다 보면 꼭 한 번은 걸리는 영화, 타짜. 근데 이거 스무 번쯤 봤다는 사람들도 은근 놓치고 지나가는 반전 포인트가 있다는 거 아는지 모르겠다.

다들 아귀(김윤석)가 이 영화 최종보스라고 기억하지 않나. 근데 사실 진짜 판을 짠 사람은 따로 있었다. 바로 정마담(김혜수).

배우 조승우

원작 만화에서는 정마담이 그냥 조력자 포지션이었다고 한다. 평경장 죽음도 그냥 방조하는 정도. 근데 영화에서는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부하인 빨찌산을 시켜서 평경장을 직접 살해한 진범이 정마담이었던 거다. 처음 볼 땐 그냥 고니(조승우) 옆에서 도와주는 캐릭터인 줄 알았는데, 다시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짜고 있었던 사람이 정마담이었다는 게 소름 포인트.

배우 김혜수

이게 밝혀지는 장면도 되게 상징적이다. 정마담의 화투패를 열었는데 장땡인 줄 알았던 게 사쿠라였다. 그 결과로 아귀가 팔목을 잃게 되고, 그 순간 고니는 정마담이 평경장을 죽였다는 사실까지 한꺼번에 깨닫는다. 패 하나 열리는 짧은 순간에 반전이 두 겹으로 겹쳐서 터지는 구성인데, 처음 볼 땐 속도가 너무 빨라서 놓치기 쉽다.

곽철용(김응수) 캐릭터도 다시 보면 재밌는 디테일이 있다. “묻고 더블로 가”로 밈까지 된 인물인데, 사실 이 사람이 고니한테 계속 연전연패해서 손해가 막심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5억이라는 거액을 걸 형편이 아니었다는 거. 게다가 진짜 타짜인 박무석을 몰래 고용해뒀는데, 그 박무석마저 이미 상대편으로 넘어간 상황이었다. 곽철용 입장에서는 애초에 이길 수가 없는 판이었던 셈이다. 밈으로만 소비되기엔 아까운, 꽤 치밀하게 설계된 패배였다.

배우 유해진

이런 디테일들을 알고 나서 다시 보면, 이 영화가 왜 그렇게 오래 회자되는지 좀 더 납득이 간다. 그냥 도박판 배경의 액션 활극인 줄 알았는데, 실은 인물 하나하나가 각자의 계산으로 움직이고 있고, 그 계산이 마지막에 한꺼번에 드러나는 구조로 짜여있다. 화투라는 소재 자체가 국내에서는 익숙하면서도 룰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적어서, 패가 열리는 순간의 긴장감이 더 크게 다가오는 것도 있는 것 같다.


화투 패 전체 구성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만드는 건 결국 이런 지점이다. “아, 이게 그냥 우연이 아니라 처음부터 계획된 거였구나”를 뒤늦게 깨닫는 순간들. 그리고 그 계획의 중심에 있던 게 정마담이었다는 걸 알고 나면, 극 중 그녀의 모든 대사와 표정이 다르게 읽히기 시작한다. 겉으로는 웃으면서 판을 관리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사실은 그 판 자체를 설계한 사람이었다는 거.

제작 비하인드도 알고 보면 은근 재밌다. 최동훈 감독은 처음에 이 영화 연출 제안을 세 번이나 거절했다고 한다. “영화로 만들기 너무 어려울 것 같았다”는 이유였는데, 결국 만들어서 관객수 684만 명을 넘기며 그해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흥행 역대 2위까지 찍었으니 아이러니하다면 아이러니한 결과. 화투 장면들도 그냥 대충 찍은 게 아니라, 실제 타짜 출신인 장병윤이라는 사람이 배우들한테 직접 도박 기술을 지도했다고 한다. 이 사람은 영화 안에도 잠깐 카메오로 나오는데, 정마담한테 취직하려다 거절당하는 기술자 역할이라고. 배우 중에 연습을 제일 힘들어한 건 주인공 조승우, 반대로 제일 손이 빨랐던 건 다름 아닌 최동훈 감독 본인이었다는 후일담도 있다.

혹시 아직 이 반전 포인트 모르고 보신 분들 있으면, 이번 기회에 정마담 위주로 다시 한번 정주행 해보는 것도 추천. 알고 보면 완전히 다른 영화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여러분은 타짜 볼 때 이 반전 알고 계셨나요? 아니면 저처럼 뒤늦게 알게 되셨나요?